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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탈리카 Death Magnetic, 이렇게 만들어졌다.
    MetallicA 2008. 10. 9. 17:46

    Coffin box set의 구성 아이템중 하나이던 Death Magnetic 작업 영상이 예상대로(?) 유튜브에 떴다. 전작 St.Anger를 만들었던 캘리포니아 소재의 스튜디오 'HQ'에서 크리에이션 작업대부분이 진행됐고, 예전처럼 파트별로 분업화된 제작방식을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작곡 과정에서 프로듀서의 개입이 거의 없었다는 점. 이전에는 프로듀서였던 Bob Rock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던지고, 의견을 중재하고, 엔지니어링에 관여하는 등 세심하고 꼼꼼하게 작업을 뒷받침했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을 맡은 Rick Rubin은 곡의 완성도가 웬만한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아예 레코딩을 하지도 않았고, 한 달에 한 번꼴로 스튜디오에 들러 체크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항간에는 1년에 80장이 넘는 앨범을 찍어내는 Rick의 스케쥴로 인한 태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메탈리카에게는 오히려 자신들의 장점을 되찾고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이번 메이킹 영상에서 드러나는 멤버의 역할 분담은 다음과 같다.

     


    James Hetfield(G/V)
    - 기타 리프/보컬 라인 작업, 신보 전반에 걸친 작사 전담

    Lars Ulich(D)
    - 드럼 트랙 작업, 다른 멤버들의 작업물을 체크하며 편곡 담당. 리더인 Lars는 이러한 앨범 작업 외에도 홍보 등 비즈니스적인 역할도 두루 담당하고 있다. ...말빨이 되니까?

    Kirk Hammette(G)
    - 기타 솔로 파트 전담, 일부 리프와 코러스 라인 작업에도 참여

    Robert Trujilo(B)
    - 베이스 파트 담당, 2003년 팀 합류 이래 무려 5년 만에 앨범 작업 참여ㅜㅠ

    일단 James의 리프와 Lars의 드럼트랙으로 전반적인 곡의 윤곽이 잡히게 된다. 여기에 베이스 라인과 기타 솔로, 보컬이 추가되고 코러스 라인을 비롯한 디테일한 부분의 편곡작업을 거쳐 곡이 완성된다. 물론 이것은 극히 일반화한 설명이고, 필요에 따라서 작업 순서를 바꾼다던지, 서로 다른 곡들을 쪼개서 따로 붙여서 새로운 곡 하나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곡이 완성된다해도 앨범에 넣지 못하게 되면 아예 그냥 날려버린다고 한다. 이후의 창작작업이 진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

    곡의 재료가 되는 리프나 프레이즈 등은 틈틈이 떠오르는 녹음해두었다가 채택한다. 혼자 연습하다, 모여서 잼을 하다가, 또는 공연전 리허설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아이디어는 항상 나오게 마련이고, 이러한 리소스들은 멤버별 채널로 기록했다가 작곡의 재료로 활용한다.

    메탈리카 앨범 대부분은 이러한 작업방식이 암묵적으로 지켜져 왔었는데 (심지어 Load/Reload 까지도) St.Anger에 와서는 일대 혁신을 맞게 된다. 분업체계를 무너뜨리고 처음부터 멤버 모두가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한데 뒤섞는 Brain Storming에 가까운 작업을 하게 된 것. 분야에 관계없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적용해서 녹음한 뒤 이러한 토막들을 프로툴스와 같은 편집 툴을 통해 적절하게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된 결과물이 바로 St.Anger이다. 어찌보면 매우 민주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멤버들이 각자의 장점과 지향점을 잃어버리게 되는 시행착오를 낳기도 했다. 기타솔로는 사라졌고, 드럼은 낯설게 튜닝된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베이시스트는 아예 있지도 않았다.

    James도 최근 기타월드 인터뷰에서 St.Anger가 전체적으로 코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Rare 사운드를 얻은 것은 마음에 들지만 일차원적인 구성이 아쉬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알콜중독에 대한 재활치료, 전임 베이시스트인 Jason Newsted와의 불화 등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거친 사람이 바로 James였기에 St.Anger가 그에게 그렇게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Death Magnetic에서는 이러한 혼란을 딛고 과거와 현재를 절충하는 제작방식을 택했다. 1985년도 당시의 마인드를 떠올려보라는 Rick의 조언도 있었고, Kirk가 출산과 육아 등으로 밴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던 부분도 있었던 까닭에 오랜만에 James가 제몫의 200% 역량을 다해 기타 트랙과 보컬 작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5년간 James의 리프에 드럼 비트를 맞춰온 Lars는 이번에도 James를 훌륭히 뒷받침해주었고, 마치 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선 자세로 연주하며 레코딩에 임한 Robert도 완소 베이시스트로서의 역할을 다해주었다. 다시금 솔로에 집중할 수 있게된 Kirk 역시 그동안 지적되어온 와우페달 + 억지 블루지 필의 남발을 최대한 자제하며 타이트하고 시원한 연주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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